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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유럽서 20여년 독립운동 펼친 서영해를 기억해주세요”-경향신문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9-02-21 09:48
조회(383)
#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220204900… (154)

1929년 프랑스서 낸 역사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 번역 소개한 재불 번역가 김성혜씨





장석흥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왼쪽)와 재불 번역가 김성혜씨가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서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90년 전 프랑스에서 출간한 역사소설과 그의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장석흥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왼쪽)와 재불 번역가 김성혜씨가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서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90년 전 프랑스에서 출간한 역사소설과 그의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서영해, 유학 떠나 언론·작가 활동…책 통해 일제의 만행 고발
김씨 “소설 말미에 불어로 소개 독립선언서, 현대 문장 읽는 듯”


“한국인들은 천성이 게으르다.” 프랑스인 교사는 한국을 이렇게 묘사했다. 왜소한 체구의 한 학생이 책을 집어던졌다. 퇴학감이었다. 교사는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학생은 4개월간 프랑스어와 한국 역사를 파고들었다. 그러곤 교사와 다른 학생들, 교장 앞에서 강의를 했다.


95년 전 프랑스의 한 중학교에 한국(인)의 참모습을 알린 이 학생은 일제강점기 유럽에 일제 만행을 고발하고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호소한 서영해다.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1929년 프랑스에서 출간한 역사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 한국어 번역본이 90년 만에 처음 나왔다. 책은 재불 번역가 김성혜씨가 옮겼고,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을 지낸 장석흥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가 해설을 가미했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장 교수와 김씨는 “서영해는 이 책으로 프랑스에서 유명해졌지만 정작 그를 기억하는 한국인은 별로 없다”며 “작가이자 기자, 국제정세 전문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관이었던 서영해는 한국 독립운동의 불모지였던 유럽에서 20여년간 독립운동을 전개한 주역”이라고 말했다. 


1902년 부산에서 태어난 서영해는 3·1만세운동에 참가한 뒤 임시정부가 있는 중국 상하이로 갔다. 1920년 혈혈단신으로 프랑스 유학을 떠난 그는 초·중·고 과정을 마치고 기자가 되기 위해 언론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파리에 고려통신사를 설립했고 임시정부 파리특파원, 주불 외무위원을 맡으며 유럽지역 외교활동을 담당했다. 


서영해가 자신의 집에 세운 고려통신사는 프랑스 한인회의 전신인 ‘재법한국민회’의 통신처가 되면서 한인사회 중심 역할을 했다. 




스페인문화옹호위원회에 참석한 서영해.

스페인문화옹호위원회에 참석한 서영해.





서영해는 1932년 상하이(프랑스 조계)에서 안창호가 체포되자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석방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현지 신문에는 ‘유럽의 자유양심에 고함’이란 제목의 호소문을 기고, 안창호 체포는 프랑스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정치적 망명가들에 대한 환대의 전통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영해가 활동하던 1920~1940년대 무렵 파리는 국제외교의 중심지였다.


서영해의 활동무대는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 벨기에, 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 걸쳐 있었다. 장 교수는 서영해를 “단기필마로 조조의 대군과 맞서 싸운 조자룡”에 비유했다.


<어느 한국인의 삶>은 가상인물인 박선초를 통해 한국의 풍습과 한반도 정세, 한민족의 독립 의지를 담고 있다. 제목은 불어이지만 부제는 ‘한국역사소설(韓國歷史小說)’이라고 한글과 한자를 병기했다.


책을 번역한 김씨는 “서영해는 한국의 오랜 역사와 독립운동을 허구로 쓸 수 없고, 그렇다고 딱딱한 역사로 알리자니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 소설 형식을 빌렸을 것”이라고 했다.


서영해의 판단은 옳았다. 책은 1년간 5쇄를 찍을 만큼 화제를 모았다. 서영해 역시 국제연맹 사무총장, 프랑스·체코 대통령 등 유럽 각계 인사를 만날 때마다 이 책을 건넸다. 소설 중 일부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지만 서영해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이 세상에서 정의란 말은 더 이상 없다. 정의란 마땅히 양심의 가책을 받아야 한다. 모름지기 문명국가들은 일본의 범죄행위를 처벌하고 응징해야 한다. 문명국가들은 약소민족을 억압하는 일본을 규탄해야 한다.”


서영해는 소설 말미에 불어로 번역한 ‘3·1독립선언서’ 전문도 실었다. 독립선언서를 유럽에 뿌린 셈이다. 김씨는 “90년 전 문장이 아니라 마치 현대 프랑스어를 대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윤봉길 의사 장손녀)은 “지금껏 이처럼 이해하기 쉽게 쓰인 독립선언서는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장 교수는 “소설 속 독립선언서가 이 책의 결론”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2017년 안식년을 맞아 서영해를 본격적으로 발굴하기 시작했다. 1년 전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한 장 교수는 “서영해 연구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서영해 탄생 120주년이 되는 2022년에 학술서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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