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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1919 한겨레] 경성 학생들, 광무황제 장례 전후 ‘만세’ 거사-한겨레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9-02-21 09:54
조회(391)
#1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2996.html (183)



 


[1919 한겨레] 경성 학생들, 광무황제 장례 전후 ‘만세’ 거사


등록 :2019-02-21 07:49수정 :2019-02-21 08:40






    [들불처럼 번지는 학생운동]
    김원벽·강기덕·한위건 등 학교 대표들, 승동예배당서 방략 논의
    “두번이고 세번이고 행하리로다” 광무황제 장례일 전후 거사







◆서울 종로구 승동 예배당 전경. 승동교회 누리집.

◆서울 종로구 승동 예배당 전경. 승동교회 누리집.



 




<편집자 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1919년 2월20일 경성/엄지원 기자]

 


바야흐로 ‘학생운동’의 시대다. 지난 8일 동경에서 유학생들이 만세사건을 일으킨 데 이어서 경성에서도 오는 3월 광무황제(이태왕) 장례일을 전후하여 학생들이 독립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결의되었다.

 


각 전문학교 대표자 청년들은 20일 경성 종로 승동예배당에 모여 “학생만으로 결속하여 독립운동을 하기로 하고, 모인 이들 각자 학교 대표자가 되어서 독립운동에 참가하도록 진력한다”는 데 합의하였다. 학생들은 이미 지난달 하순 ‘대관원 회합’ 당시 민족자결주의와 파리강화회의의 기회를 틈타 독립운동을 전개한다는 데에 어느 정도 뜻을 모은 바 있으므로 이날에 이르기까지 삼삼오오 모여 방략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대표자는 김원벽(25·연희전문학교), 강기덕(33·보성법률상업학교), 한위건(23·경성의학전문학교)씨다.

 


황해도 은율의 장로교 가문에서 자란 김원벽씨는 “웅변도 잘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고 세력이 있는 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막 약관을 넘긴 나이부터 중앙기독교청년회(YMCA)의 유력자인 윤치호(54)씨에게 조직 운영과 관련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괄괄한 성격이다. 그를 비롯한 연희전문학교 학생들이 윌슨 미국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선전하며 “우리들의 희망인 자유 평등한 공화정치를 구가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하고 다닌 탓에 조선총독부는 작년(1918) 11월 ‘경성 민정휘보’라는 제하의 첩보문서에서 연희전문학교가 있는 고양군 연희면 창천리를 ‘신 하와이’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배일’ 기질이 강한 연희전문학교를 이승만(44) 박사나 박용만(38)씨 등 도미 독립운동가들이 몰려 있는 하와이에 빗댄 것이다. 서른살을 훌쩍 넘겼으니 ‘노학’이라 할 강기덕씨는 함남 원산 출신으로 결기가 남다른 인물이다. 마찬가지로 함남 출신인 한위건씨는 대표자들 가운데 연소하나 지략에 있어 단호한 편이니 세 대표자의 합이 곧잘 맞는다고 하겠다.

 


 




◆왼쪽부터 강기덕·김원벽·한위건. 국사편찬위원회.

◆왼쪽부터 강기덕·김원벽·한위건. 국사편찬위원회.



 


배일 기질 강한 조선 청년들 지속적 운동 다짐

 


“민족자결주의에 입각” 선언서 초안 이미 완성

 


천도교·기독교 등 종교계 공동전선 타진

 


 


학생들은 이미 독립선언서 초안도 작성해둔 터이다. 선언서 집필은 보성법률전문학교 졸업생인 주익(나이 미상)씨가 맡았는데, 작성 과정에서 김·강·한 제씨와 주로 상의하였다. “이익을 받는 사람은 일본인에게만 많고, 조선인은 적다. 동양의 평화도 보존할 수 없다. 따라서 조선은 독립하여 일본과 제휴하고 동양의 평화에 대하여 유색인종 단결의 결과를 맺기 위하여 민족자결주의에 입각하여 이에 독립을 선언한다”는 것이 선언서의 주된 골자다. 학생들은 20일 이를 천도교 도사실 편집원으로서 한문학자이기도 한 이관(59)씨에게 보여 교열을 부탁하였으나 원고가 미흡하여 조정 뒤 가져와 달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 선언서는 3월 운동에서 학생들이 종교계 민족대표들과 공동전선을 펴기로 결정한 뒤 소각하여 후대에 전해지지 않는다.》

 


이날 회의의 기타 주요 안건은 최근 진행하는 종교계 독립운동과의 연대 여부다. 천도교와 기독교 양 교계가 독립운동을 모색중이란 사실은 어지간한 운동가들에게 이미 알려진 터. 교계의 호흡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도 숙고할 문제였다. 대관원 회합 당시 이미 한차례 운동 방략을 논의한 중앙기독교청년회 간사 박희도(30)씨와 중앙기독교청년회 소속인 김원벽씨는 접촉할 기회가 많으므로 교계 움직임을 그동안 밀접하게 전달받아왔다고 한다. 김원벽씨는 “박희도씨는 천도교·기독교측 방면에서 독립운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학생측에서도 독립운동을 한다면 지금으로서는 서로 연락할 기관도 없으니 합동하여 계획을 진행할 수도 없으며, 합동할 시기가 있으면 그것을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한위건씨는 ‘종교계의 독립운동에 합류해 운동을 벌이게 되더라도 그것으로 끝내지 말고 계속해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운동을 벌여나가자’는 의견을 내었다고 한다. 김원벽씨 또한 이렇게 강조하였다. “독립운동은 한번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제1회에 선언서를 발표한 사람이 체포되면 제2회, 제3회,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칫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낭독과 연행에 그칠 수 있던 오는 3월의 만세사건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배경엔 학생운동 청년 대표자들의 이같은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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