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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독립견문록 ⑧치장 쭌이] 이동녕 거주지는 빌딩 사이 폐가로…보상금 노린 `알박기` 신세-매일경제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9-04-14 23:02
조회(4538)
#1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9/03/159837/ (1852)

중국 정부가 건물 매입해
유적지로 보존하려 했으나
집주인이 호가 높게 불러

임정 건국 강령 초안 만든
조소앙 선생 부모 살았던
삼태장 터는 흔적도 없어

치장 임정 청사 있던
`상승가` 위치 못 찾아


 


◆ 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 독립견문록, 임정을 순례하다 ⑧ 치장·쭌이◆


중국 치장현 석오 이동녕의 거주지는 80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주변의 모든 건물은 재개발됐고 이동녕 거주지만 남겨진 이유는 건물주가 이주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속칭 `알박기` 건물인데 현재도 두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정문에는 치장현이 내건 `이동녕 선생 구거 유지(옛 거주지)`란 단어가 선명했다.  [김유태 기자]
사진설명중국 치장현 석오 이동녕의 거주지는 80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주변의 모든 건물은 재개발됐고 이동녕 거주지만 남겨진 이유는 건물주가 이주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속칭 `알박기` 건물인데 현재도 두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정문에는 치장현이 내건 `이동녕 선생 구거 유지(옛 거주지)`란 단어가 선명했다. [김유태 기자]

3시 방향으로 뻗은 타만강(江)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물은 온통 연옥색이어서 비단을 깔아둔 듯한 착시마저 느껴졌다.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하늘은 온통 흐렸고 바람마저 한 점 없어 멈춰버린 시공간 같았다. 류저우를 떠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치장에 도착한 1939년 봄 이후 꼭 80년 만이었다.


 


석오의 거주지 외벽에 붙은 표식. `이동녕 선생 구거 유지`라고 적혔다. [김유태 기자]
사진설명석오의 거주지 외벽에 붙은 표식. `이동녕 선생 구거 유지`라고 적혔다. [김유태 기자]

타만강이 내려다보이는 옛 불교사원 관음암(觀音庵)은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다. 류저우를 떠난 임정 요인들은 타만강변, 삼태장, 상승가에 흩어져 조국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원 스무 명은 관음암에 머물렀는데, 현재 건물은 모두 새로 지어졌고 그마저도 낡은 모습이었다. 공원이라 해봤자 마당에 꽃나무 몇 송이가 전부인 오래된 공원이다. 과거엔 불교사원이었다지만 지금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산불조심, 절대 금연하라"는 안내 방송이 행인 하나 없는 막다른 길에서 귓전에 울렸다.

관음암 누각에서 내려다보니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위치가 한눈에 펼쳐졌다. 타만강변의 스모그 사이로 망자의 그림자들이 어른거렸다.


치장의 관음암. 류저우를 떠나 치장에 도착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원이 머문 숙소였다. 과거엔 불교사원이었으나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새로 지어진 건물인데도 이제 누각이 낡아 사람이 오르면 붕괴 위험이 크다. [김유태 기자]
사진설명치장의 관음암. 류저우를 떠나 치장에 도착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원이 머문 숙소였다. 과거엔 불교사원이었으나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새로 지어진 건물인데도 이제 누각이 낡아 사람이 오르면 붕괴 위험이 크다. [김유태 기자]

중·일 간의 전시(戰時)였으니 도처가 죽음의 흔적이었다. 그러나 특히 치장은 여러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네 번째 주석이 되어 치장에서 백범 김구와 전시 내각을 구성한 석오 이동녕 선생의 서거는 그중 하나다. 중국 시안에 군사특파단을 파견하며 항일에 헌신하던 석오 선생이 1940년 3월 영원의 길을 떠난 도시가 치장이다. `임정 웃어른`으로 통하던 석오는 칠순 노구를 깃털처럼 여기며 망명정부를 이끌었다. 장례식 흑백사진을 보면 관을 휘두른 태극기만 눈부시고 산중턱 황무지는 폐허 같다. 석오 선생이 거주하던 집으로 향했다.

타만강변의 상가건물 두 채 사이로, 풀밭 위에 다 쓰러져가는 집 한 채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족히 20층은 넘어보이는 치장현 종합병원이 그 뒤로 우뚝했고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도 한창이었다. 삼면이 건물로 둘러싸인 석오의 단층집은 폐가처럼 보일지언정 두 가구가 사는 엄연한 가정집이다. 치장현이 건물을 매입해 보존하려 했으나 호가를 높게 부르는 바람에 이 동네에선 유명한 `알박기 건물`이 돼버렸단다. 정문 우측으로 표지판은 글자가 지워져 있었는데 `이동녕(李東寧)` 세 글자는 어렴풋했다.

삼태장으로 길을 틀었다. 이곳에서 기억해야 할 두 망자는 조소앙 선생의 모친과 부친이다. 조소앙, 홍진, 양우조 가족이 1년간 거주했던 삼태장 터는 흔적도 없고 공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삼태장 터에서 죽음을 사유케 되는 이유는 조소앙 선생의 부모 때문이다. 모친 박필양 여사가 병환으로 숨지자 부친 조정규 선생은 상처(喪妻) 20일 만에 강변에서 차가운 몸으로 발견됐다. 시대의 좌절이 깃든 죽음이다. 최근 문화재로 등록된 조소앙 선생의 육필 원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에는 그래서인지 망자들을 기리는 짙은 피냄새가 난다.

`…우리는 대중의 핏방울로 창조한 신국가 형식의 초석인 대한민국을 절대로 옹호하며 확립함에 공동 혈전할 것임….`(제1장 제5항)



대한민국 임시정부 치장 청사가 위치했던 상승가로 향했다. 이곳엔 아무것도 없다. 경사진 거리엔 승용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고, 인근 병원 정문을 드나드는 사람들뿐이었다. 중국 정부가 1990년대에 상승가 27호를 임정 청사로 특정했지만 타만가 8호란 견해도 있어 논란인 장소다. 위치가 확인된 곳은 한국광복군 총사령 지청천 장군이 살던 상승가 13-1호인데, 지금은 주차장과 골목 계단이다.

세 망자의 죽음을 떠올렸지만 망명정부 피난길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식솔 중엔 새 생명도 탄생했다. 독립운동가 부부 양우조·최선화 선생은 삼태장에서 갓난아기 제시를 키우며 전시의 육아일기를 썼다. 제시의 딸 김현주 작가가 2월 출간한 `제시의 일기-어느 독립운동가 부부의 육아일기`엔 독립운동가의 삶과 죽음이 자세하다.

"중일전쟁은 일본군의 진격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장기전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제시는 목욕을 하고 한잠을 늘어지게 잘 자고 났다.


"(1940년 2월 11일)

"이동녕 선생님께서 어제 오후에 작고하셨다. 하나의 돌은 세월이 흘러 이끼가 흐르고, 어느덧 그 위치가 너무도 밑에 처져 있게 되어 눈길조차 받을 수 없더라도 그 돌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의 시간 동안 우리는 우리 몫의 계단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1940년 3월 14·17일)

삶엔 이렇듯, 공포와 미소가 공존하는가. 이끼 가득한 돌계단을 내딛는 기분으로 미끄러지듯 충칭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 공동기획 : 매일경제신문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치장·쭌이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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