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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독립견문록] 독립의 기억, 제도화하라-매일경제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9-06-17 10:51
조회(3384)
#1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19/04/224506/ (1356)
◆·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 독립견문록, 임정을 순례하다 / VIEW POINT ◆



상하이에서 시안까지 이동하니 보름이 지났다. `독립견문록, 임정을 순례하다`라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제목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우울한 폐허를 유배하는 참혹에 가까웠다. 오지에서 환영을 들추고 걷다 보면 미세먼지 사이에서 망자의 그림자만 어른거렸다. 자주 말을 잃었다. 좀 더 솔직해진다면 열여섯 페이지를 쓰면서도 꽁꽁 숨겨둔 기억이 있었다. 대학살의 기억이 도시 정체성으로 굳어버린 난징, 뒤집힌 검은 배 모양 난징대학살기념관 출구에 세워진 한 젊은 여성의 동상이다. 동상 주인은 아이리스 장(Iris Chang·1968~2004)이다.

AP통신, 시카고트리뷴 기자였던 그는 `난징의 강간(The Rape of Nanking)`을 썼다. 대학살을 추념한 책은 뉴욕타임스 14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라 고작 29세였던 그를 영예의 인권운동가로 격상시켰다. 그러나 남편과 젖먹이 아이를 두고, 결국 그는 이승을 버렸다. 권총 자살이었다. 한 권의 책과 박제된 저 동상은 난징이 그에게 부여한 영원한 시민권이다.

꽁초를 물린 시체, 윤간을 당한 여성…. 책에 적힌 이미지와 텍스트가 `고통의 포르노`로만 해석되지 않는 이유는, 아이리스 장이 난징의 후손이어서다. 악에 관한 절대적 직유인 `난징의 강간`을 읽다 보면 인간의 상상은 지독히 악하다는 깨달음이 오고, 이내 성악설을 믿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리스 장의 가해자는 `절망`이다.


지난 1월, 중국 난징대학살기념관 출구에 놓인 고(故) 아이리스 장의 동상. 손에 든 책이 `난징의 강간`이다. 아이리스 장의 `난징의 강간`이 없었다면 난징대학살도 세계에 알려지지 못했으리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에선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로 번역 출간됐다. [김유태 기자]
사진설명지난 1월, 중국 난징대학살기념관 출구에 놓인 고(故) 아이리스 장의 동상. 손에 든 책이 `난징의 강간`이다. 아이리스 장의 `난징의 강간`이 없었다면 난징대학살도 세계에 알려지지 못했으리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에선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로 번역 출간됐다. [김유태 기자]

흰 국화를 동상 앞에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우리도 상한선이 제거된 상상의 피해자였다고.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관심은 가마솥처럼 뜨겁지만, 늘 그랬듯 열기는 곧 식을 것이다. 현실이 기억을 덮을 것이다. 그러나 난징을 탈출한 조부와의 한 줌 대화에서 세계를 뒤흔든 한 권의 책이 쓰였듯, 기억은 무서운 무기다.

기억해야 하고, 기억하려면 알아야 한다. 알려면 다가서야 하고, 다가서려면 제도화돼야 한다. 한국의 아이리스 장이 등장하는 가장 빠른 길은 기억의 제도화다. 수학여행 코스 우선순위엔 도쿄 대신 상하이가 거론돼야 하고 현지인만 가득한 루쉰공원이 아니라 한국인이 꼭 찾는 윤봉길 의거지 매헌(梅軒)이어야 한다.

전시된 고통을 중 계하는 스케치 기사(記事)라는 형식은 윤리적 알리바이를 획득할 수 있을까. 인권운동가 엄기호의 책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를 빌리자면 `고통의 곁`에 서야 한다. `내가 기억해야 하는 자는 누구인가.` 원고지 400장짜리 기사는 한 질문으로 압축될까.

악한 상상의 저편에서, 망국노는 독립국을 상상했다. 상상은 현실로 바뀌었고, 우리는 저 상상에 무임 승차로 진입했다. 이 땅은 한 세기 전 혹자가 그토록 그렸던 미지의 상상 공간이다. 동의한다면, 독립도 후불제다. 역사엔 선불이 없다.

[김유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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