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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대한민국 임시정부 1만3천 리 대장정’을 깊이 새기며![남도]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7-08-31 09:47
조회(3939)

‘대한민국 임시정부 1만3천 리 대장정’을 깊이 새기며!

<형광석 목포과학대학교 교수>
 











형광석 목포과학대 교수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가 일순간 현기증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범 김구 선생님 묘역을 참배하는 사진을 보다가 그랬다. 삼 의사(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묘역을 참배하는 사진을 보고는 더 그랬다.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잘 안 돼서 여러 번 봤다. 네 분의 묘역을 세 번 정도 가봤기에 사진에 나오는 지형지물이 필자의 눈에 익숙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제19대 대통령이 나오기까지 무의식에 가까울 정도로 평상시나 삼일절과 광복절에 ‘백범 김구 패싱(passing)’이었다. 앞서 여러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말은 하면서도 대통령 신분으로 선생님 묘역을 공식 의전을 거쳐 참배했다는 소식을 여태껏 들어보지 못 했다. 전임 대통령들이 일부러 참배를 안 했는지, 못 했는지는 모르겠다.

대한민국헌법(헌법 제10호, 1987.10.29, 전부 개정)의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말한다. 1987년 헌법 전문에서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천명하면서도, 대한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어온 백범 김구 선생님 묘역을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공식참배하지 않았다. 이는 대통령이 헌법과 그 정신을 성찰하지 않은 행위로 읽힌다.

2005년에 ‘1만3천 리 임시정부 대장정’ 순례를 다녀온 기억이 잠수함처럼 수면 위로 떠 오른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86주년인 2005년 4월 13일부터 24일까지 11박12일간 임정 요인이 독립운동을 펼쳐온 역정을 순례했다. 순례단은 ‘2005 제2회 회상!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하이에서 충칭 그리고 서울까지 1만3천리 임정 대장정’의 플래카드를 들었다.

1919년 3·1운동 직후인 4월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의거 이후 일본의 집요한 추적을 따돌리고 상하이 청사를 떠나 항저우(杭州)→짜싱(嘉興)→하이옌(海鹽)→쩐장(鎭江)→난징(南京)→한커우(漢口)→창사(長沙)→광저우(廣州)→류저우(柳州)→치장(?江)→충칭(重慶)까지 십여 년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임시정부청사를 옮겨야 했다. 귀국 후 김구 선생님의 집무공간이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서울 경교장까지 1만3천 리 대장정이었다. 1만3천 리는 5천200㎞이다.

김구 선생님과 임시정부 요인은 1919년 이후 27년간 장장 1만3천 리를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면서 독립운동을 벌이셨다. 순례 당시 중국에서 개발이 한창인지라, 사라져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장정의 유적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무명용사 독립군이 묻혔다는 공동묘지, 폐허처럼 보이는 그 옛터에서 술 한 잔을 따라 올리며 영령께 절을 했던 기억도 난다. 순례하면서 풍찬노숙의 의미가 문자대로 피부에 와 닿았다. ‘바람 속에서 먹고 차가운 이슬을 맞으며 잔다.’

순례의 마지막 자리인 경교장을 보는 순간 분노가 일어났다. 2005년 당시 경교장은 강북삼성병원 일부였고,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순례단원들이 모두 안타까워했다. 잘 아는 사람이 안내해주지 않으면 찾기 어려웠다.

인터넷에서 확인한 경교장의 최근 변화를 보면, 2001년 4월 6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29호로 지정되었다가 2005년 6월 13일 국가 지정문화재 사적 제465호로 승격되었고, 2009년 8월 14일에 경교장 전체를 복원하기로 하여 건물 내에 있던 병원 시설을 모두 옮기고 2011년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3년 3월 1일 마무리했다. 2016년 봄에 서울 성곽을 산책하면서 경교장에 들러 ‘대한민국 임시정부 1만3천 리 대장정’을 되새김했다.

김구 선생님과 독립지사의 은덕을 늘 잊고 지냈다. 위정자나 정치 지도자를 탓하기에 앞서, 적어도 삼일절과 광복절에는 선생님의 묘역이 계시는 곳을 향해서 묵념을 올리고, 독립운동가의 영원한 안식을 빌며 햇살기도를 자주 바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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