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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008년 11,12월호> 2008년 가을 백범의 ‘나의 소원’
글쓴이 관리자
날 짜
08-11-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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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가을 백범의 ‘나의 소원’


        김 종 철(언론인)


  김구 선생께서 오늘 살아 돌아오신다면 <백범일지>의 마지막에 나오는 그 유명한 ‘나의 소원’을 이렇게 고쳐 쓰시지 않을까.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했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었던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었다. 문화의 힘이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민족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남과 북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려고 단 한 걸음이라도 떼었는가? 내가 이 세상을 떠난 것이 1949년 6월 26일이었으니 이제 60년이 가까워온다. 나는 그 한 해 전 4월 김규식 선생과 함께 38선을 넘어 남북협상에 참여하고 돌아왔다. 나의 소원은 ‘대한 독립’이고 겨레의 통일이었기에 목숨을 걸고 북으로 갔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죽은 지 한 해만에 남북 간에 전쟁이 터져 수많은 동포들이 목숨을 잃었다. 통탄스러운 골육상쟁이 끝나고 나서도 남과 북은 반 세기가 넘도록 대립과 갈등을 되풀이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라 가장 추한 나라가 된 것 아닌가?
 북녘의 동포들은 올해 풍년이 들었어도 하루 세 끼를 찾아 먹을 수 없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퀭한 눈으로 먹을 것을 애원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터질듯하다. 남녘의 창고들에는 썩어들어가기를 기다리는 쌀이 가득 차 있다는데, 왜 그 가엾은 어린 동포들에게 당장 몇천 톤이라도 실어 보내지 않는가?
 남쪽 사람들은 아주 소수 말고는 양식 걱정은 안 한다고 한다. 식당에서 버린 음식 찌꺼기가 한 해 몇 조원어치나 된다고 하니, 이 무슨 몰염치한 짓들인가.  부자들은 몇 천만원을 들여 몸 치장을 하면서 북쪽 어린이들의 그 처량한 눈빛을 잠깐이라도 생각하지 않는단 말인가.
 오늘 내가 되살아 돌아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몇번째로 부강한 나라라지만, ‘높은 문화의 힘’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구나. 나는 일찍이 ‘나의 소원’에 이렇게 썼다.“인류가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겨레를 보면 남이고 북이고 지도자란 사람들이 인의도 자비도 사랑도 부족하다.
 나는 경제적으로 월등히 앞선 남쪽을 보면서 더 억장이 무너진다. 대통령부터 여당 간부들까지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고 외치더니 요즈음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를 맞아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않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많은  국민들이 불안한 물가, 폭락하는 주가, 치솟는 환율 때문에 낭떠러지로 밀려가는데도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조선 지배를 정당화하는 일에만 눈이 벌개져 있는 자들은 도대체 어느 민족의 자손인가? 일제 통치가 조선 근대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느니, 위안부들 중에는 돈 벌려고 ‘정신대’로 나간 여성들이 많았다느니, 우리나라가 1948년에 ‘건국’되었다느니, 이 무슨 낮도깨비들의 발호란 말인가.
 나는 안두희의 총탄을 맞고 세상을 떠나기 전에 똑똑이 보았다. 일제에 빌붙어 독립지사들을 잡아 고문하고 살육하던 자들이 이승만 정부에서 다시 ‘출세’하여 호의호식 하는 것을... ‘관동군’이라는 일제의 침략군에 무기를 바치는가 하면 조선의 젊은이들을 ‘천황 폐하의 성전’에 총알받이로 나가라고 충동질하던 자들이 해방 후에도 신문사를 지배하면서 친일파의 방패 노릇 하던 것을... 그들 또는 이승만의 심복이던 자의 후예라는  사람들이 지금도 ‘조중동’이라는 거대언론을 거느리고 있다니 아름다운 나라가 세워질 리가 있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교육의 힘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의 교육은 어떠한가? 돈이나 권세가 있는 집의 자식들만 큰 돈 드는 사교육을 받아 ‘좋은 학교’ 들어가서 평생 남을 누르고 살면서 으스대게 하는 것이 교육인가? 교육은 사랑과 협력과 평화적 공존을 가르치는 일이다. 겨레와 벗과 가난한 외국인을 밟고 서서 제 이익만 챙기도록 부추기는 것은 반인간적 행위일 뿐이다.
 ‘나의 소원’의 한 대목을 되풀이하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이다.”
  나는 동포들에게 다시 한번 호소한다. 민족의 역사를 바로 적고 조상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살리면서 남과 북이 인의와 자비와 사랑으로 만나야 한다. 특히 남쪽의 권력자들에게 당부한다. 멸시와 오만으로 북의 동포를 대하지 말라.
 이제 내가 있던 저 세상으로 돌아가련다. 다음에 다시 오면, 인의와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저 흉한 철조망을 걷어버려서 온 겨레가 ‘문화의 힘’을 누리는 아름다운 나라를 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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