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00년
HOME > 열린마당 > 독립정신 권두언

제 목 <2009년 11,12월호> 정운찬 씨와 친일의 논리
글쓴이 관리자
날 짜
09-11-11 15:07
조회(2078)
트랙백 주소 : http://kopogo.com/bbs/tb.php/president/34 

신준수 편집위원/역사넷 대표

서울대학교 총장을 지내고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여겨지던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충청도 공주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국립대학교 총장을 거쳐 이 자리에 서기까지 자신은 사회로부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은덕’을 입었다."
‘은덕’이라니, 정말 그랬다. 아들은 이중국적자였고, 군대를 면제받았으며, 공무원인 국립대 교수의 신분으로 민간 기업의 고문 및 이사로 지내며 짐작컨대 수 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세금도 안 내고. 뭐, 나중에 냈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거짓말(위증) 몇 가지 한 것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도 있다.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학문적 성과의 징표가 되어야 할 논문을 이중 게재 내지는 다중 게재하고 짜깁기 논문을 발표했다는 이야기쯤에서는 듣는 사람도 말문이 막힌다. 그간에 우리 사회가 그에게 바쳐온 ‘존경’의 근거가 얼마나 허구에 찬 것이었는지 허탈할 뿐이다. 법이나 도덕성 또는 정직성이라는 굴레쯤은 쉽게 버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우리 사회에서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서도 어김없이 증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도덕성이니 정직성이니 하는 것들을 그런 공직자들에게서 구하는 일이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를 변호하는 논리대로 압축 성장의 과정에서 그런 지위에 오르기까지 그 정도의 흠결을 갖는 것은 불가피했을지도 모르니까.
다만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우리 사회가 지금으로서는 별로 문제로 삼지조차 않는 ‘친일’이라는 것 말이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되려고 청문회에 섰던 사람이 보여준 여러 볼썽사나운 행태들이 엄혹한 일본 제국주의 강점의 시절 우리 사회의 지식인 혹은 지도자를 자처하던 사람들이 했던 짓들과 너무도 많이 닮아있지 않은가.
친일을 했던 사람들 역시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성공은 대다수 민중의 희생 위에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영향력 있는 공인이었고 지도자로서의 명성을 누리는 사람들이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정직과 도덕성은 대충 버리고 사소한(?) 불법 내지는 탈법을 통해 성공 신화를 이룬 사람들이 결국은 우리 사회 대다수 사람들의 좌절과 절망 위에 서있다. 우리 사회가 친일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런 현실을 통해 거꾸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친일의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 제국주의 권력의 강제 앞에서 불가항력이었다’, ‘한 때의 친일로 한 사람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 ‘친일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역사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이념이나 경쟁 심리 따위의 이해 관계가 친일 문제를 다루는 데 작용되어서는 안 된다’... 참 익숙한 말들이다.
정운찬 씨의 그간의 의심스런 행적들이 과연 불가항력적인 것이었을까. 총리의 인사 청문회에서 정운찬 씨에 대해 거론된 것들이 그를 매도하기 위해서였을까.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도덕성과 정직성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역사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일까. 뭔가 이해 관계가 있어서 그런 문제들을 제기하는 것일까.
해방이 된 지 60년도 더 지났고 21세기가 된 지 이미 10년이 지나고 있는 마당에도 여전히 친일을 비판하고 또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사람이, 기득권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이,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 윤리의 기초가 되어야 할 정직과 도덕성쯤은 헌신짝 처럼 버리고 불법과 탈법 같은 것은 성공의 발판쯤으로 여기며 대다수 사람들을 좌절과 절망으로 내모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서 그들의 그런 행태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후 자숙하고 절제하며 반성하는 모습조차 우리는 보지 못했다.
그들은 이렇게 변명한다. 압축 성장의 과정에서 양심대로만 살아서 무엇을 할 수 있었겠냐고. 사회의 지도자들, 기업인들, 정치인들 가운데 그 정도 흠결없이 살아올 수 있었겠냐고. 맞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권력자와 가진자의 공생 관계는 갈수록 끈끈해지며, 못사는 사람은 대를 이어 못살아야 한다. 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한 우리 사회의 발전이라는 것은 한낱 뜬구름에 불과할 것이다.

 
 독립운동하시면서, 징역살이 하시면서, 나…
 한반도 평화와 ‘9월 평양선언’
 한반도 대전환기, <독립정신> 100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제언
 한‧중‧일 올림픽‧아시아…
 독립운동하시면서, 징역살이 하시면서, 나…
 한반도 평화와 ‘9월 평양선언’
 한반도 대전환기, <독립정신> 100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제언
 한‧중‧일 올림픽‧아시아…
 ‘촛불’ 너머 새로운 백 년을 봅니다
 국군의 날을 9월17일로 하자
 북핵 해법에 관한 불편한 진실
 <3.1운동-10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
 촛불의 아들, 문재인 정부의 가능성
 1  2  3  4  5  6  7  8  



(우:03173)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5길 19 로얄빌딩 602호 / TEL : (02)3210-0411,  732-2871~2 /   FAX : (02)732-2870  
E-MAIL : kpg19197837@daum.net
Copyright 2005 Korea Provisional Governmen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