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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014년 7월, 8월> 국가개조라는 홍두깨(임헌영)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4-07-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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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아닌 밤중에 홍두깨나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는 고악한 시절 일수록 약자들이 자주 당하는 멘붕의 원흉이다. 민주적인 정치인은 유머 꺼리를 많이 제공하는 반면 독재자는 홍두깨나 봉창 두드리기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유머는 웃고 넘어가지만 봉창 두드리는 소리에는 꼭 용비어천가가 따라붙어 우상숭배의 찬미가를 요란하게 울려댄다.
 창조경제, 통일 대박, 국가개조라는 술어는 가히 3대 홍두깨라 할만하다.
 정치인을 찜 찔 재간을 갖춘 경제인들에게조차도 아지랑이처럼 아롱거리게 만드는 ‘창조경제’는 여전히 신기루에 불과한데, 그 메아리가 사라지려는 즈음에 ‘통일대박’이 등장했다. 냉전 가속화와 대북 증오심의 조장을 권력 유지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처지로서는 강대국의 무기상에겐 대박이겠지만 우리는 쪽박 처지나 다름없다는 걸 입증시켜 준 게 작금의 대북정책이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된대도 대박은 우리의 차지이기 보다는 4강국의 몫이 될 우려가 날로 커져가고 있을 뿐이다.   
 창조경제와 통일대박의 허황된 마각을 드러낸 세월호의 트라우마에 대한 처방전으로 불쑥 내민 홍두깨가 ‘국가개조’다. 전혀 앞뒤가 안 맞는 이 봉창 두드리는 소리는 실로 세월호에 못지않는 초대형 멘붕 술어다. 
 역사를 개혁하는 데는 혁명과 개조가 있다. 혁명이 국민의 고통과 함께 하는 진보적인 개혁 작업이라면 개조란 집권자의 강제력을 집행하려는 독재적인 발상의 산물이다. 
 일본 정치사에서 차용했던 ‘유신’이란 술어처럼 ‘국가개조’ 역시 상기하기조차 끔찍스러운 저 파시즘의 음습에서 움튼,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사형 언도로 폐기된 금기어의 하나다. 개조라니! 누가 무엇을 왜 어떻게 뜯어 고친단 말인가. 

 키타 잇키(北 一輝)가 “좌익적인 혁명에 대항해서 우익적 국가주의적 국가개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쓴 <<일본개조법안대강(日本改造法案大綱)>>을 출간한 건 1923년이었다. 국가사회주의(national socialism)를 주창한 이 저서는 천황을 업고 쿠데타를 일으켜 3년간 헌법을 정지시킨 채 계엄령 아래 국가를 개조할 것을 주장한다. 사유재산은 한 가구 당 300만 엔(현 30억 엔)으로 제한하여 그 이상은 국가가 환수하며, 노동쟁의나 파업은 일체 금지다. 
 조선이나 대만은 독립할 자격이 없기에 일본이 통치하고, 오스트렐리아나 시베리아까지 차지하기 위해서는 영국. 러시아와 전쟁도 불사한다는 등 천황제 제국주의 파시즘의 정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일본 우익의 정통 교과서다.
 말은 씨가 된다. 이 주장에 적극 동조한 육군 황도파(皇道派) 청년장교들이 1936년에 일으킨 2.26쿠데타는 박정희가 주목하여 5.16쿠데타에 참고했던 사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록 3일천하로 끝난 불발 쿠데타였지만 그 정신은 일본 현대사의 귀태로 잉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들이 추태나 망언이라고 비판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반역사적인 각종 언행은 그 사상사적인 배경으로 따져보면 냉혹하게 계산된 투철한 신념의 발로이다. 사과나 발언 취소 따위로는 전혀 고쳐지거나 지워지지 않을 골수 깊이 내장된 이데올로기의 발로이다. 사과만 하면 당장이라도 역사가 바뀔 듯이 착각하지 말자. 귀태 정치인은 결단코 바뀌지 않는다. 

 2014년 5월19일 청와대 발 ‘국가개조’에서 왜 하필이면 일본 정치사의 귀태 이데올로기가  연상될까. 
 민주 사회라면 나라를 개조하는 데는 국민투표를 거치거나 아니면 쿠데타로 강행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어떤 대통령도 취임 할 때는 헌법 제69조에 따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 대통령도 헌법을 지키기 위하여 존재하지 ‘국가 개조’를 자행할 권리는 없다.
 세월호의 상처를 아물게 하려면 현행법과 현행 정부기구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구태여 나라의 기본 틀까지 바꾸겠다는 저의는 무능을 탄압으로 대처하겠다는 수식어에 불과하다. 
 국가개조라는 저 녹슨 일제의 식민통치 이데올로기로 창조경제나 통일대박을 이룰 수 있을까?  창조경제나 통일대박이 홍두깨이듯이 국가개조도 결국은 봉창 두드리는 소리처럼 곧 역사의 메아리 속으로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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