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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반도 평화 체제를 모색한다.
글쓴이 관리자
날 짜
16-08-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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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회장
전 국회의원

  2016년 초 4차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와 SLBM실험은 북한의 핵전력자산이 위험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한반도 위기의 심화는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가시화되는 속도에 비례해왔다. 어쩌면 북핵의 해결을 향한 결정적 고비에 가까워졌는지 모른다.
  북한은 무슨 의도로 이처럼 대대적 군사적 위력을 보였는가.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 지도체제를 확고하게 세우고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충격을 가해서 자신들의 의도하는 성과를 거두려는데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북한 핵전력의 고도화를 전략적으로 방치한 오바마 행정부를 미국 대선의 심판대에 내세워 미국 대북정책의 전환을 압박하자는 것이 아닐까. 북한의 의도하는 바가 부분적으로 현실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러시아의 라브로프 외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동시협상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대니얼 러셀 동아태국무차관보가 잇따라 조건이 충족되면 평화협정 협상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클래퍼 미 정보국장이 이례적으로 5월초 한국을 방문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연계하는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한국정부의 의사는 어떤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한국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0여 년 동안 6자회담과 북-미 협상이 지속하면서 성명과 합의가 몇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파기됐고 북한에 대한 제재와 봉쇄가 되풀이되었다. 그러나 제재와 봉쇄가 계속되었지만 기대했던 북한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고 북핵의 비축과 고도화는 쉬지 않고 진전됐다.
제재와 봉쇄가 북핵의 고도화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며 이제 북한은 핵보유국가로 스스로 선포할 만큼 자신감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6자회담의 재개 조건으로 미국이 ‘비핵화’를 요구할 경우, 지금까지 자신들이 축적한 기술과 그 성과를 완전히 없던 것으로 만드는 것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두 차례 비핵화 협상 조건(1994/11~2002/12, 2007/7~2009/4)을 받아들였으나 그에 상응하는 조건들이 파기되는 경험을 한 뒤에는 북한의 ‘선 비핵화 거부’와 미국의 ‘협상거부’ 사태(2010/12 이후)가 지속되고 있다.
비핵화를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됐을 때에는 북핵의 고도화가 저지되고 있었던 반면에 협상이 중단되고 제재와 봉쇄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기술고도화를 수반하면서 진척되었음이 지난 20년의 경과에서 드러났다.
  “이제부터라도 외교다운 외교를 해야 한다. 그것은 북한 붕괴론의 환상에서 깨어나 북한의 구미를 당길 만한 카드를 갖고 평양과 워싱턴이 대타협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과 북-미 관계정상화를 북한의 핵 포기와 맞바꾸는 ‘큰 흥정’(그랜드 바겐)을 추구하되 일단 북한의 핵 활동을 동결하고 협상하는 동안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중앙일보 2016/1/26) 이와 같은 포괄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한국은 대립과 위기의 강경국면을 주도하도록 역할이 주어졌다가 대화-협상 국면으로 전환 할 경우, ‘나 홀로 강경’으로 남아있는 처지가 반복되어 왔다. 대화-협상 국면이 한국의 국익에 불리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분단-대결의 단역배우 역할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북핵폐기와 평화협정을 대타협하는 국면이 올 경우, 한반도에 화해와 공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주역(올 라운드 플레이어)이 될 각오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2005년 9.19성명을 도출할 당시 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설득했던 적극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런 한국의 자세를 코리아 프로세스라고 부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리아 프로세스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다.
단기적으로는 1) 남북대화를 복원한다, 2)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신속히 성사시킨다, 3) 남북이산가족의 상봉, 서신교환을 재개, 확대한다, 4) 6.15, 10.4 남북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도록 한다, 5) 이미 합의한 남북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신속히 이행한다는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1) 서울과 평양에 남북대표부를 설치한다, 2) 미국과 일본의 대북관계 정상화를 적극 지지한다, 3) 북핵 폐기 및 평화협정과 연계하여 한미동맹을 재조정한다, 4) 북한-러시아 당국과 시베리아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사업을 논의하는 한편 사할린 가스파이프라인의 한국 연결을 논의한다, 5) 중국-러시아의 산둥 가스파이프라인의 한국 연결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평화통일-외교안보정책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필자 나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한 코리아 프로세스 정책은 북한에게 체제안전보장과 경제협력에 대한 한국의 진정성을 이해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코리아 프로세스는  북한이 포위된 농성국가로부터 동아시아의 개방된 국가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는데 제기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북한의 전환은 북한 자신 뿐 아니라 한국, 더 나아가 동아시아와 전 세계에도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코리아 프로세스는 한계와 위기에 부닥친 한국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고 일본의 국가동력을 부분적으로 다시 평화 쪽으로 돌려세우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코리아 프로세스가 한반도를 갈등과 대결의 중심으로부터 동아시아 평화번영의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을 주도해갈 한국인들 속에서 이 과제에 대한 이해와 국민적 합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코리아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의 목표는 동아시아에 국가협력기구가 발족되는 데 있다. 6자회담이 동아시아국가협력기구로 발전하는 데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국가협력기구의 발족을 촉진시키는 순수한 민간기구인 동아시아평화회의가 지난 2년 동안 논의되어왔고 2015년 8월 동아시아평화 국제회의에서 하토야마 일본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이 민간기구가 2016년 하반기에 발족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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